개고기와 개문화에 대한 이야기



우리나라는 개를 먹는다. 그리고 그 개를 먹는 문화에 여러 서구권 문화의 나라들이 비난하며 야만인이라고 노골적으로 경멸했다.

그들의 주장은

'인간들의 친구인 개를 어떻게 먹을 수 있지요? 정말 야만적인 나라에요.'

라는 것이었는데, 그중 제일 유명한 사람을 대보자면 옛날 '미국에 MM 이 있다면 프랑스엔 BB 가 있다.' 라며 무려 마릴린 먼로와 쌍벽을 이루던 브리짓 바르도가 있다.


사실 인간의 친구인 개를 먹지 말라. 라는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주장인지 실제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반대하는 수많은 여성들이 저런 주장을 펼치면서 논리적인 근거를 대지 못할때 보통 남자들은

'...... 에휴 저런 무식한 년들.'

이라면서 혀를 찬다. 물론 개중엔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도 존재하지만 말이다.


예전 100분 토론에서 개고기 반대와 개고기 찬성에 대한 주제로 싸움을 펼친적이 있다. 그때 찬성쪽에서는 대학 교수와 젊은 남자가, 반대 쪽에선 애견협회 회장이라는 약사 할머니와 젊은 채식주의자 남자가 나와 서로 갑론을박을 펼쳤는데, 그것을 보던 나는 과연 이게 예능인지 시사 프로그램인지 헷갈릴 정도로 웃었던 기억이 있다.

일단 개고기 반대 라는 시스템이 자신의 굴레를 억지로 뒤집어 씌우려는 주장이다. 마치 내가 컴퓨터를 하지 않으니 너도 하지 말아라 와 똑같은 주장인 것이다.

그에비해 개고기 찬성은 내가 먹는데 니가 뭔 상관? 불법 아니다. 먹기 싫으면 넌 먹지 말아라. 라는 주장이니깐 솔직히 말해서 전여옥씨가 반대쪽에서 밀어붙인다고 해도 절대 이길 수 없는 토론인 것이다.


하지만 토론 내용은 나의 예상을 뒤엎는 전개로 가고 있었으니, 일단 애견 협회 회장이라는 할머니의 놀라운 이야기였다.

"제가 약사를 하지 않습니까? 개고기를 먹으면 기타 성인병 고혈압 당뇨 이 모든것이 찾아옵니다. 개는 식용으로 절대 쓸 수 없는 것인데 왜 그렇게 드시려고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 진짜다. 이게 주장이었다. 그걸 들은 손석희의 표정이나 찬성쪽 사람들. 심지어 반대편 사람들까지 얼마나 황당한 표정을 지었는지 모르겠다. 그에 찬성쪽 젊은이가 정확한 통계와 자료를 통해서 말씀하시는거냐고 반박하자.

"제가 약산데 그걸 모르겠습니까! 제 자체가 신용입니다. 저희에게 찾아오는 손님 고혈압 당뇨 환자한테 물어보면 100% 전부 개고기 먹습니다."


라는 주장을 펼치지 않나. 그나마 논리적으로 말해줄 거라 믿었던 채식주의자 청년마저

"개는 생물입니다. 생물을 죽인다는 것이, 그들이 받는 아픔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우리에게 있어서 죄악인지 아셔야 합니다."

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황당한 대학교수가

"아니 그럼 당신네들이 먹는 야채는 생물이 아닌가?"

라고 묻자.

"아 저도 그래서 당근을 칼로 요리할때. '어! 당근아. 미안~' 이렇게 말하면서 요리를 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라며 답했다.


... 이 얼마나 코미디인가. 그때 부터 시작이었다. 그 찬성쪽의 대학교수와 젊은이가 막가파로 나간 것은. 그들에겐 논리와 토론이 필요 없다는 것을 느꼈는지 아예 대놓고 발언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쪽에서 아직 개고기는 합법적으로 유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비위생적이라고 주장하자 대학교수는

"그럼 이 참에 아예 합법적으로 진행하지 뭐. 유명 식품 회사에서 통조림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럼 산에 놀러가서도 캔에 따서 먹으면서 가고. 얼마나 좋습니까? 그리고 그 통조림을 세계로 수출하는거야."

라면서 누가 봐도 놀리는 어투로 반박하곤 했다.

그에 자기 주장이 제대로 먹히지도 않고 통조림 같은 얘길 꺼내는 대학교수를 보면서 자기 화를 주체할 수 없이 분노한 애견협회 회장 할머니의 콧김이 아직도 생각나곤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글을 싸질러 놓게 된 이유가 몇 년전의 100분 토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우연히 지나가다 보게 된 이 이야기 때문이다.

난 기본적으로 개를 좋아한다. 개과 동물을 제일 사랑하며 스스로 본받고 싶을 정도(이유는 생략한다)로 좋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개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 자신의 종족이 아닌, 인간에게 까지 서열을 매겨 복종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잘 안다.

서열이 높은 자에게 들러붙어 거기에서 떨어지는 떡고물을 받아 먹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흔히 개가 자신의 와이프는 잘 따르는데 자기는 X 같이 본다는 남자의 한스러운 이야기가 우스개 소리가 나오곤 하는데, 그것은 개가 매긴 서열에 자신이 최하층이라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나도 그런 비슷한 일화가 있는데 초딩 시절 개에게 있어서 우리집 서열관계는 아버지 - 어머니 - 나 - 본인 이었나 보다. 식구들과 같이 있을 땐 죽어도 아버지 말만 듣고 같이 불러도 아버지한텐 가곤 했는데 나와 둘만 남으면 그렇게 꼬리를 흔들며 애처로운 눈빛을 짓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밉상이었지만 또 어떠랴 그게 개의 매력인 것을. 그나마 내가 개의 밑이 아니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또 이런 일화가 있다. 아버지 친구분이 진돗개 두마리를 길렀었는데 한마리는 덩치가 작고 한마리는 컸었다. 그런데 그들을 키울 여력이 되지 않자 차로도 몇시간 걸리는 시골에 팔아버린 것이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 까. 차츰 친구분이 자신의 애완견을 잊어버릴 때 즈음, 동네 한 어귀에서 아주 빼빼 야윈 상태로 자신을 주시하는 낯이 익은 강아지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팔았던 진돗개, 작은 덩치쪽의 개였던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길을 찾아온 개는 그저 친구분 주위를 배회할 뿐 아무리 불러도, 아무리 먹이로 유혹해도 전혀 가까이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는 아는 것이다. 주인이 한 번 자신을 버렸다는 것을.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가까이 오기 시작했고 먹이도 겨우 받아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개는 바보가 아니다. 나도 개에 대한 가슴아픈 일화가 많아서 잘 아는데 개는 자신의 주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을 버렸는지, 자신을 아끼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아이고. 옛날 생각 하니깐 또 눈물이 돈다.


어쨌든 저 지상렬의 이야기속에 있는 강아지를 보면 애처롭다. 그 아픈 화상을 입고서도 자신의 주인을 향해 꼬리를 흔든다. 과연 그 강아지가 주인이 자신을 버리려 했다는 것을 모를까? 과연 모르면서 그렇게 꼬리를 흔들었을까?

그리고 그 강아지를 보는 주인의 심정은 어떠할까.


저 이야기 하나로 내가 개고기를 반대하거나 안먹는 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저 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게 만드는, 그리고 더욱 좋아질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은 그런 이야기였다.



오반아 보고싶다. 제발 살아만 있어라.

by Lesion | 2009/07/24 20:38 | 잡담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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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지후아타네호의 에세이 at 2009/08/03 20:44

제목 : 사람고기라고 안 될 것 있나?
카니발리즘, 우리나라 말로 식인풍습. 수만 년의 인류의 긴 역사에서 식인풍습이 사라지게 된 것은 불과 수 십 년 전의 일이다. 그만큼 식인풍습은 우리 인간들과 멀지 않았다. 오세아니아의 한 부족은 참 애틋한 식인풍습을 갖고 있었다. 그 부족에서는 죽은 가족의 몸과 영혼을 자신의 몸에 영원히 간직한다는 믿음으로 부모형제의 인육을 먹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식인풍습 치고는 상당히 애절했다. 그런데 우리가 그 사람들에게 인육을 먹는 풍습은 야만적인 악......more

Commented by 하라미스 at 2009/07/24 22:55
강아지 너무 귀여워요 ㅠㅅㅠ
Commented by Lesion at 2009/07/24 23:03
허허. 그런데 제 개는 아닙니다.
Commented by 하라미스 at 2009/07/24 23:18
후응.. 그렇군요... 그런데 누가 저 강쥐에게
써클랜즈를 끼워 줬나요 눈이 너무 땡끌땡글해요..
Commented by 니케 at 2009/08/05 08:44
이런것도 쓰셨다니... 간만에 좀 생각하고가네염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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